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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라져가는 단어들을 위한 작은 노트 – 잘 쓰지 않지만 아름다운 옛말, 잊힌 표현의 기록

by 찌야입니다 2025. 8. 1.

사라져가는 단어들을 위한 작은 노트 – 잘 쓰지 않지만 아름다운 옛말, 잊힌 표현의 기록
사라져가는 단어들을 위한 작은 노트 – 잘 쓰지 않지만 아름다운 옛말, 잊힌 표현의 기록

 

 

 

 

1. 낡은 단어, 낡지 않은 마음

문득, 이런 생각이 든다.
우리가 더 이상 부르지 않는 말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?

‘곰삭다’, ‘어스름’, ‘사리다’, ‘아른거리다’


언젠가는 모두가 알았던 단어지만 지금 누군가가 입에 올리면 조금은 오래된 소리처럼 들린다.

그런데 놀랍게도 이 단어들은 여전히 살아 있다.

 

책의 문장 속에, 할머니의 말투 속에, 때론 내 머릿속에 조용히 앉아 있다.

그렇다면 문제는 단어가 아니라 우리가 잊어버렸다는 것.

 

더 정확히 말하자면
“이 단어는 써도 괜찮은 걸까?” 하는 낯설고 조심스러운 거리감이
우리를 점점 이 말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.

 

 

🧵 오래된 단어는 왜 아름다울까?

사라져가는 단어들은
대개 자연과 감정, 시간의 결을 섬세하게 담고 있다.

예를 들면

 

  • **‘어스름’**은 정확히 밝지도, 어둡지도 않은 시간.
  • **‘가린스럽다’**는 아까워하며 인색한 태도.
  • **‘살포시’**는 힘을 들이지 않고 조용히 무언가를 놓는 모양.

 

지금의 언어로는 대체할 수 없는
묘한 감각이 담긴 단어들.
그래서 우리는 그것들을 잊어가면서 같이 감각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?

 

 

 

 

2. 사라져가는 단어들을 다시 부르는 일

단어가 사라진다는 건,
사전을 뒤져야만 의미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.
더 이상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지 않기 때문이다.

 

하지만 그런 단어들을
다시 불러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.
단지 ‘기억하고, 써보기’만 해도 그 말은 나와 다시 가까워진다.

 

 

📖 작은 기록, 단어를 위한 노트

나는 사라져가는 단어들을
작은 노트에 적어두는 습관이 있다.
매일 하나씩. 뜻과 느낌, 떠오른 문장까지.

예를 들어,

 

 

  • ‘눈비람’
    뜻: 눈이 바람을 따라 세차게 부는 현상
    느낌: 겨울날 마음까지 스산해지는 날씨
    문장: “눈비람 속에서 나의 생각들도 뒤섞였다.”

 

  • ‘구들장’
    뜻: 방바닥에 까는 넓고 납작한 돌
    느낌: 따뜻함, 어릴 적 겨울
    문장: “구들장 위에 얹힌 고양이처럼 나른한 오후였다.”

 

이런 식으로 적어두면
단어는 단지 단어가 아니라
내 감정과 기억의 앨범이 된다.

 

 

💬 사라진 단어로 대화해 보기

가끔은 친구와 이런 놀이도 해본다.
“오늘 하루를 ‘사라진 단어’로 표현해볼래?”

 

  • 친구: “나는 오늘 좀 애잔했어.”
  • 나: “나는 마음이 가무잡잡했달까. 말라붙은 기분.”

 

그 단어를 알든 모르든
서로 그 말의 온도를 추측하고, 유추하며 언어의 감각을 다시 세우는 시간이 된다.

 

 

 

 

3. 단어를 지킨다는 것: 나만의 사전 만들기

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단어를 쓰지만
정작 어떤 말을 ‘지키고’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.

 

그런데 가끔은 이런 상상을 한다.
“만약 내가 이 단어를 쓰지 않으면, 정말 사라질까?”
“나라도 써야지. 나라도 기억해야지.”

 

 

📌 단어 하나 = 세계 하나

단어는 단지 정보를 담는 그릇이 아니라
한 세계의 조각이다.

  • ‘어스름’이라는 단어에는
    저녁노을과 느긋한 발걸음,
    고요한 외로움이 함께 담겨 있다.
  • ‘애오라지’에는
    오직 한 마음만 품는 지조와 고집이 있다.
  • ‘그윽하다’에는
    소리 없이 번지는 향기,
    오래 머무는 마음이 있다.

이 단어들이 사라지면
그런 느낌과 풍경도
함께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.

 

 

 

📘 나만의 감성 사전 만들기

그래서 나는 가끔
나만의 단어 사전을 만들어본다.
책 제목 같지만, 실제로 해보면 꽤 재밌다.

 

  • 단어: 살풋하다
    뜻: 아주 약간 드러나거나 느껴지는 모양
    나의 정의: 마음을 다 열지 않은 미소
    쓸 수 있는 문장: “그는 살풋한 눈길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.”

 

이런 식으로 단어를 정리하면
내 언어의 감각은 풍부해지고,
사라질 뻔한 말들은 다시 살아난다.

 

 

 

💌 마무리하며: 단어를 구하는 일은 사람을 구하는 일

언어는 살아 있다.
그리고 살아 있으려면
누군가가 기억하고, 말해줘야 한다.

 

사라져가는 단어들은
우리에게 잊혀진 감정, 잊혀진 풍경, 잊혀진 마음을 상기시켜준다.

 

그 말들을 노트에 적어두고,
하루에 한 번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
나는 작은 언어의 보전가가 된다.

 

📜 오늘의 단어를 하나 적어보세요.
잊고 있던 말 하나를 다시 불러낸다면,
그건 곧 당신의 마음 한 조각을 구해내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.